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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1월 28일, 전 세계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바로 2030 세계박람회(EXPO)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였죠.
    대한민국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통령부터 재계, 연예인, 유튜버까지 총출동하며 홍보에 나섰고, 국민들도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부산은 2위에도 못 미치는 표 차이로 탈락하고 말았죠.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이 글에서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며,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무엇이 문제였나?

    1. 리야드의 천문학적 재정 지원과 전략적 외교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도적인 재정력과 외교 전략입니다.
    리야드는 **‘비전 2030’**이라는 국가 전략 아래, 2030 엑스포 유치를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 총 유치 예산만 89억 달러(약 12조 원) 이상으로 추정
    • 100여 개국 정상급 인사들과의 연쇄 회담
    •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성 투자경제적 지원

    이는 단순한 홍보나 캠페인을 넘어서, 각국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안하는 외교였죠. ‘표를 사는 외교’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런 전략은 이미 흔한 방식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 다수는 리야드를 지지했습니다.


    2. 대한민국 외교력의 한계와 후발주자의 불리함

    부산은 후발주자였습니다. 사우디는 2017년부터 뛰어들었지만, 대한민국은 2021년에야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시작했죠.
    시간도 부족했고, 글로벌 외교망 역시 사우디에 비해 한참 뒤처졌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유엔이나 BIE에서 절대 다수의 표를 가진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이 낮았습니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 국가들과의 외교적 연대가 부족했고, 선진국 중심의 외교 전략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3. 내부 홍보에만 집중한 ‘국내용 캠페인’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돌아보면, 대한민국 내부에서의 홍보는 활발했습니다.

    • 유명 유튜버와의 협업
    • 연예인 홍보 영상
    • BTS, 블랙핑크 등 K-POP 스타 동원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 대부분은 해외가 아닌 국내 대상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실제 투표권을 가진 국가들이 얼마나 이 캠페인을 인지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국민의 지지’와 ‘국제사회의 표’는 다른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내적 열기에만 매몰되어 있었던 측면이 있었죠.


    4. 부산의 인프라와 도시 경쟁력의 한계

    2030 엑스포는 6개월간 전 세계 수천만 명이 방문하는 거대한 행사입니다.
    따라서 개최 도시의 교통, 숙박, 안전, 기후, 지속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가 평가 대상이 됩니다.

    부산은 물론 훌륭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약점도 존재했죠.

    • 김해공항의 국제 허브 기능 한계
    • 대중교통 접근성 부족
    • 기존 엑스포 부지와 도심의 거리 문제
    • 세계적인 도시 인지도에서의 밀림

    반면 리야드는 수도이며, 중동에서의 거점도시로서 개발 여력이 높고 대규모 투자가 이미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5. 투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

    BIE 투표는 1국 1표의 구조입니다.
    즉, 경제 규모나 국제적 영향력과 관계없이 모든 나라가 동일한 표를 행사합니다.
    대한민국은 G20 국가 중 하나지만, BIE 투표에서는 적도 기니나 아이슬란드와 같은 영향력으로만 평가받는 구조죠.

    이 때문에 글로벌 인프라나 경제력보다는 얼마나 많은 국가들과 실질적 협력 관계를 맺었는지, 그리고 직접적인 이익을 제공할 수 있었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 1. 국제 외교는 감정이 아닌 실리로 움직인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홍보하고 진심을 담아 캠페인을 하더라도, 국제사회는 실질적인 이익을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간절했는가”보다는 “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었는가”**가 관건이었던 셈이죠.


    ✅ 2. 국제 행사 유치, 장기적 관점 필요

    2030 엑스포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최소 10년 이상 계획이 필요한 장기 레이스입니다.
    앞으로 올림픽, 월드컵, 또는 2035 엑스포 등 다른 국제행사 유치 시, 좀 더 일찍 준비하고 세계 각국과의 장기적 관계 형성이 필요합니다.


    ✅ 3. 우리만의 홍보 방식, 글로벌 스탠다드로 변화 필요

    한류와 K-POP은 분명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지만, 그 자체가 국제 행사 유치의 결정타는 아닙니다.
    진정한 글로벌 전략은 현지 맞춤형 외교, 다국어 캠페인, 이해관계 기반 접근 방식이어야 하며, 앞으로 더 정교한 콘텐츠 전략이 요구됩니다.


    마무리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는 아쉬운 결과였지만, 동시에 한국이 어떻게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값진 사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 다음 기회를 위한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진정한 글로벌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전략과 시야를 다시 한번 점검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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